“패장이 또”… 민주당 97주자들, 이재명 작심 비판

입력 2022-07-14 17:02 수정 2022-07-14 17:03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강병원 의원(왼쪽)과 박용진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오는 8·28 전당대회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먼저 출마를 선언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이 ‘책임론’을 부각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4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워)란 미명 아래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에 패배 기운의 싹을 틔우고 있다”며 “방탄용 출마와 사법 리스크란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보복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현 정권에 약점을 잡히지 않아야 한다. 결연히 싸워나갈 수 있는 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절망적 체념으로 드리운 민주당의 위기는 민주당의 가치와 시대 정신의 위기다. 어대명이라는 막다른 골목과 안방 대세론의 절망적 체념에서 벗어나 민주당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계파 없는 박용진은 이재명과 협력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성과를 계승하겠다. 모두의 당 대표가 되겠다”며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계를 아우르는 통합을 약속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여러 차례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을 겨냥해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분이 다시 나온다면 신선함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성찰의 시간을 갖고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오는 17~18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는다. 당 대표의 경우 중앙위원회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한다. 오는 28일 본 경선에서 경쟁을 치를 3명의 후보가 결정된다.

비명계는 본경선에서 남은 2명의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 이 의원과 일대일 구도로 정면 승부를 펼치는 구도를 구상하고 있다. 컷오프 이후 단일화를 통해 반(反)이재명 전선의 결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강 의원은 이날 “우선 본선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컷오프가 되면 97세대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한 제 마음은 확 열려 있다. 대이변이 만들어질 수 있는 형식, 가치 중심의 변화를 이끌 단일화를 제가 이끌어나갈 생각”이라며 “컷오프 이후에는 단일화가 자연스럽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