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지역 어민들과 수협이 선박사고와 바다 환경파괴의 주범인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양양 통발협회 소속 어민과 수협 관계자 등 100여명은 20~22일 양양 남해항 연안 어장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펼친다. 어민들은 이 기간 조업을 중단하고 24척의 배를 동원해 폐그물과 폐통발 등 바다에 버려진 침적 쓰레기를 수거하기로 했다.
어민들은 그물을 이용해 바다에 가라앉은 폐어구 등을 수거하고 무거운 쓰레기는 크레인 어선으로 인양해 처리할 계획이다.
어민들이 생업을 마다하고 쓰레기 수거에 나선 것은 쓰레기로 인한 어업인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 바다 곳곳에 쌓인 침적 쓰레기양은 11만t으로 추정된다. 매년 5만t이 바다에 유입되고 있지만 수거량은 3만t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종락 양양군통발협의회장은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바다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어민들과 솔선수범해 수거 활동에 나서게 됐다”며 “지금 바닷속은 겉보기와는 달리 많은 쓰레기로 오염돼 있다. 청정한 바다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침적 쓰레기는 물 위에 떠다니는 부유 쓰레기와는 달리 물속 깊이 가라앉아 있다 보니 육안으로 확인이 쉽지 않다. 특히 쓰레기 수거에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해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양 쓰레기는 어업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어업활동에 방해가 되고 있다. 지난해 선박사고는 267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40건이 선박 추진기에 폐어망이 감겨 발생한 사고였다. 또 폐그물과 폐통발 등이 어망을 훼손하고 그물에 딸려 올라와 어획물과 섞여 조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쓰레기 수거 활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어업인 참여형 침적 쓰레기 수거 사업을 확대해 정부와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양양=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