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m 앞까지 날아간 총알…아베 겨눈 사제총 위력

입력 2022-07-14 07:57 수정 2022-07-14 10:29
일본 경찰이 13일 일본 서부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쓰러진 현장 인근 보도를 조사하고 있다. 나라=AP/뉴시스

일본 경찰이 13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망 현장에 대해 총탄 등의 유류품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현장검증을 했다. 발포 현장 90m 앞 주차장 외벽에서 총탄이 박힌 흔적이 확인되는 등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직접 만든 총의 위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NHK에 따르면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총탄 등의 유류품을 찾기 위해 현장검증을 시행했다.

일본 경찰이 13일 일본 서부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관련, 당시 발포 현장에서 90m 떨어진 주차장 벽(우측 검은 원)에 생긴 구멍을 조사하고 있다. 나라 교도=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일본 나라현 경찰본부가 피격현장 수색 끝에 사건 현장에서 약 90m 북쪽에 있는 주차장 벽면에서 발견한 탄흔. 나라 교도=연합뉴스

경찰은 발포 지점으로부터 약 90m 앞의 주차장 벽에서 총탄이 박힌 흔적을 추가 확인했다. 주차장 벽에서 찾아낸 총탄 흔적은 높이 4m에서 8m 위치로 총 3곳이다. 이전까지 확보한 총탄 흔적은 유탄의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 여러 개와 발포 지점에서 약 20m 앞에 있던 선거 차량의 간판에서 발견한 것이 전부였으나 추가로 찾아낸 것이다.

아베 전 총리를 저격한 총은 전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가 직접 개조한 사제총이다. 이 총은 현장에서 압수됐으며 길이 약 40㎝, 높이 약 20㎝다. 총기에는 원통 모양의 포신에 접착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지난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피격한 야마가미 테츠야가 체포되는 모습. 사제로 보이는 총기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총기에 대해 “한번에 6개의 탄환을 발사하는 구조”라며 “2개의 금속통을 묶어 목판과 접착테이프로 고정했으며 6개의 탄환을 담을 수 있는 캡슐을 통에 넣는 구조”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라현 시내에 있는 야마가미 자택을 수색해 사건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구조의 사제총 5정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금속통 9개가 연결된 대형 총도 있었다. 또 사제총에 쓰인 탄피 등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정황도 확인했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과거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근무할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만큼 이 지식을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가미는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지 약 2분 후 7~8m 앞까지 천천히 다가가 첫발을 발포했다. 이때 큰 폭발음과 동시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3초 뒤 두 번째 총격이 이어졌고, 아베 전 총리는 그대로 쓰러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