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SNT모티브가 영업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코렌스를 고소했다. 코렌스 측이 SNT모티브의 차량용 모터 기술 등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면서다.
SNT모티브는 코렌스로 이직했던 임직원 3명을 비롯해 코렌스, 코렌스이엠(EM), 코렌스이엠 대표를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을 부산경찰청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SNT모티브는 이들이 각각 업무상 배임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의 혐의가 있다고 고소했다.
SNT모티브 측은 “지난 2월 SNT모티브 모터개발팀 연구원들이 코렌스로 이직하며 영업비밀 자료들을 유출했고, 이에 더해 코렌스이엠은 SNT모티브의 협력업체들까지 찾아가 기술을 탈취했다는 것이 과거 코렌스이엠에서 근무했던 공익신고자의 제보 등에 의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SNT모티브에 따르면 코렌스이엠은 SNT모티브 공급업체를 방문해 ‘공정 및 작업표준’을 확인하거나 생산설비를 촬영하고 부품을 빌려줄 것 등을 당시 근무자에게 요구한 것을 확인했다. 코렌스이엠이 노렸던 공정, 생산설비 등은 SNT모티브와 협력 업체가 체결한 ‘기본거래협약서’에 명시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것이 SNT모티브 측의 주장이다.
SNT모티브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용 모터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SNT모티브가 친환경 자동차 모터 사업을 진행하던 2012년 2월 경남 양산시에 공장을 둔 디젤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코렌스 회장의 아들 A씨가 SNT모티브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했다. 당시 A씨의 근무 희망지는 모터개발팀이었다. A씨는 3년 후인 2015년 3월 병역특례를 마치고 퇴사했다.
이후 2017년부터 SNT모티브 모터개발 등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들의 이직이 급증했다. 2017년 3명을 시작으로 2018년 6명, 2020년 이후 현재까지 12명 등 총 20여 명의 모터개발팀 팀장 및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 엔지니어들이 코렌스로 이직했다. 코렌스는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을 위해 자회사 코렌스이엠을 설립하고, 이들을 코렌스이엠으로 이동시켰다는 것이 SNT모티브 측의 주장이다.
SNT모티브 측은 이직 인원 중 일부가 모터 관련 중대 영업비밀을 회사에서 승인받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외장하드, USB)와 이메일을 통해 몰래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파일 유출 정황은 회사 내부 전산망에 설치된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데이터 유출 방지(DLP) 등 기술 유출 방지 시스템을 통해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과 영업비밀 및 지식재산권,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뒤 고소에 나섰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렌스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