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삼보일배’ 여론전… 행안부와 ‘강대강’ 대치 계속

입력 2022-07-13 16:34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경찰관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삼보일배’ 행진을 벌였다. 오는 15일 행안부의 경찰제도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일선의 반발도 계속되면서 행안부와 일선의 ‘강대강’ 대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강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직협연합) 사무국장은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 철회를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 사무국장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항의의 의미로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권만호 경기남부청 대표, 장남익 경기북부청 대표, 박경종 강원경찰청 대표도 삼보일배에 동참했다. 장택수 직협연합 준비위원회 정책국장은 “삼보일배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강렬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14일에는 명동성당에서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계속해서 여론전에 나설 계획이다.

서강오 전국경찰직장협의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경찰 통제안 시행에 대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강행 의지가 강해 일선 경찰과 행안부의 강대강 충돌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일선의 의견을 수렴하고 오해를 풀겠다며 전국 경찰청을 돌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은 행안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일선과의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직협 측은 “현장의 의견은 무시한 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행안부 장관 직속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경찰 지원 조직 신설,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등의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발표했다. 행안부가 자문위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찰청 지휘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지휘부 역시 전국을 돌며 현장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선의 반발 의견에 대해 “행안부에 잘 전달하겠다”는 수준의 설명밖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행안부 경찰 통제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안부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면 어느 정도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