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핵심 정책 드라이브에 나선다. 추경안은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심·안전 분야와 도시경쟁력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
서울시는 올해 2차 추경예산으로 6조3709억원을 긴급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중점 투자 분야는 일상회복 가속화 9262억원, 안심·안전 4011억원, 도시경쟁력 제고 3834억원 순이다.
안심·안전분야에선 오 시장의 민선 8기 시정 운영 방향인 ‘약자와의 동행’ 마중물 사업에 559억원이 편성됐다. 쪽방 주민을 위한 동행식당 50개소를 신설, 운영하는데 29억원이 투입된다.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저소득 아동의 급식 단가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하는 데 13억원이 책정됐다.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한 청년 월세 지원사업에 120억원을 편성하고 지급 대상을 올해 2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한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시위로 주목받은 지하철 역사의 엘리베이터 등 승강 편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123억원이 책정됐다.
‘매력 특별시’ 조성을 위한 도시경쟁력 제고 분야는 주로 인프라 투자로 구성됐다. 259억원을 투입해 국회대로 지상부에 2025년까지 약 11만㎡ 규모의 공원을 조성한다. 본격적인 수변감성도시 조성에 앞서 중랑천·안양천 등 7개 주요 하천에 악취 저감 및 위험·노후시설 개선을 위해 21억원을 쓴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166억원을 들여 서울사랑상품권을 2120억원 규모로 추가 발행한다.
일상회복 가속화를 위해 코로나19 격리 입원 치료비(3485억원)를 비롯한 코로나19 피해 지원 예산으로 4110억원을 편성했다. 승객 수 감소에 따라 누적된 운송적자에 시달리는 대중교통 안정화를 위해서도 4988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예산대비 채무 비율이 지난 4월 기준 22.62%에 육박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어려운 만큼 관행적 지원 사업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2054억원을 확보했다. 또 지방채를 발행키로 했던 공공주택 8만호 건설사업, 재개발 매입임대 사업, 양재대로 구조개선 사업을 자체 재원 사업으로 전환해 2220억원 규모의 채무도 감축했다. 시 관계자는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심화된 양극화로 힘들어진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