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누군가에겐 사랑의 완성을 의미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신분 상승, 재력과 권력의 유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욕망을 안고 결혼 비즈니스의 세계에 뛰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가 오는 15일 공개된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정민 감독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욕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오직 한국에만 존재하는 결혼정보회사를 소재로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고 흥미로운 드라마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색다른 볼거리를 위해 이색적인 미술과 세련된 영상 연출에 많이 신경썼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를 배경으로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파격적으로 그린다. 우아하면서도 비밀스러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한옥 양식으로 꾸민 렉스에는 고풍스러운 도자기와 동양화 등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김희선, 이현욱, 차지연, 박훈,정유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입증해 온 배우들은 각기 다른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5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애플TV 플러스 ‘파친코’에 참여한 조연수 촬영감독이 캐릭터의 변화, 욕망을 분출하는 순간을 조명과 앵글로 담아냈다.
김희선은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과 딸의 인생까지 망가뜨린 진유희(정유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결혼 비즈니스에 뛰어든 서혜승 역을 맡았다. 김희선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가 재밌었고,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호기심이 일었다”며 “언어와 문화를 떠나 모든 사람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번 드라마로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안에 새로운 장르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마인’ ‘타인은 지옥이다’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현욱은 이번 작품에서 렉스의 모든 여성 회원들이 탐내는 최상위 블랙 등급, 자수성가한 벤처사업가 이형주 역을 맡았다. 이현욱은 “‘마인’에선 뼛속부터 재벌이었다면 ‘블랙의 신부’에선 소탈하고 활발하지만 이면에 아픔을 가진 인물”이라며 “넷플릭스에서 이런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