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뚫을 활로 찾아라’ 3년 만에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입력 2022-07-13 17:10

국내 주요 기업인이 모여 경제 해법을 모색하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이 13일 문을 열었다. 3년 만에 개최하는 제주포럼에 참석한 기업인 600명은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머리를 맞댔다.

추경호 부총리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강연에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성장률 둔화, 인플레이션 등의 복합 리스크를 맞고 있는 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활로를 찾기 위한 윤석열정부 경제팀의 지원방향을 제시했다. 해외 석학들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현주소를 진단하고 통찰을 제시했다. ‘붕괴(Crashed)-금융위기 이후 10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나’의 저자인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스트 워(Post War) 시대’를 전망했다.

투즈 교수는 “지난 세기의 글로벌 패러다임을 하나 꼽자면 미국이 이끌었던 신자유주의라 생각한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글로벌 금융위기, 양극화 확대, 중국의 부상, 기후 위기 등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즈 교수는 새로운 패러다임 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경쟁과 갈등이 깊어질수록 한국 독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관측했다. 중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숱한 문제점에도 글로벌화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히, EU와 한국의 협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범 사례로서 긍정적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교수는 “세계경제 공급망 불안, 스태그플레이션, 북한의 안보 및 경제불안 요인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면서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새로운 세계화 전략’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 투자’ 등을 해법으로 제안했다.

15일까지 열리는 제주포럼에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새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축적의 시간’의 저자인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모방이 아닌 창조’ ‘추격이 아닌 개척’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를 다룰 ‘기술선진국의 자격’을 강연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다자주의 붕괴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국제 통상 질서 속에서 기업과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제주포럼에 많은 기업인이 한꺼번에 몰려 접수 마감 8일전에 조기 마감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렸고, 명사들의 복합위기 해법을 듣고자 하는 이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1974년 여름 ‘제1회 최고경영자대학’으로 시작됐다. 해마다 경제, 사회, 문화 분야의 국내외 명사를 초청해 경영 환경을 분석하고 기업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경제계 최대 행사’로 자리매김 해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