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초유의 ‘3연속·빅스텝’ 인상…“다른 카드 없었다”

입력 2022-07-13 09:5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첫 3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첫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연 2.25%로 정했다. 정부의 각종 물가안정 대책에도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아 초유의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다.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를 잡으려면 기준금리 인상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한은은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잡는 통화정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6월 기대인플레이션은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아 4%선에 근접한 상태다.

게다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연일 떨어지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물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달부터 전기·가스 요금이 오른 데다 여름 휴가철을 지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인상 이전에 한·미 기준금리 차는 0∼0.25%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날 0.25% 포인트 인상에 그쳤다면 미국의 0.5% 포인트 인상 한번에 금리 역전이 이뤄질 수 있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 물가 상승세와 향후 물가 전망을 감안하면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