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극 23차례 탐방… ‘펭귄’ 통해 환경운동 이끄는 김완수씨

입력 2022-07-12 16:23 수정 2023-02-26 19:24
2016년 북극 빙하 앞에 선 김완수씨. 김완수씨 제공.

“펭귄과 북극곰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생명체의 소중함과 ‘하나뿐인 지구’를 사랑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남극과 북극을 23차례나 다녀온 여행가이자 펭귄 작가인 김완수(68‧펭귄월드 대표)씨가 최근 환경 영상 포토북 ‘지구온난화’를 펴냈다. 이 책은 김씨가 지난 10년간 직접 찍은 사진 200여장을 담았다. 또 QR코드를 활용해 동영상 70여개를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하늘과 땅, 바다에서 본 남극과 북극의 온난화 현상과 지구환경 위기 동물인 펭귄과 북극곰 등의 사진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정상의 빙하와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빙하, 태평양의 가라앉는 섬 투발루, 그리고 한국 제주도의 용머리해안 등의 온난화 스토리가 포함돼 있다.

김완수씨가 최근 출판한 환경 영상 포토북 ‘지구온난화.’

책은 세계 최초의 ‘지구온난화’ 환경 포토 영상북으로 평가받으며 해외출판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책 감수를 맡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세계 시대정신은 ‘환경’이다. 그 중심에 ‘지구온난화’가 있다”며 “지구가 고통 받는 현장을 지속적으로 찾아서 우리가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생생한 화보’를 만들어준 저자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김완수씨는 “환경문제는 무겁고 어렵고 재미도 없다”며 “그러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펭귄과 북극곰을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들의 탐욕으로 지구는 열(熱) 받고, 열(熱) 받은 지구는 우리에게 화를 내고 있다”며 “태풍으로, 홍수로, 이상고온, 이상저온 등 변화무쌍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는 지구를 함께 지켜나가자”고 덧붙였다.


김완수씨가 2013년 남극의 수십만마리 펭귄 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위). 아래 사진은 2014년 남극점에 선 김완수씨. 김완수씨 제공.

김씨는 민간인 최다 남극 탐험가이자 펭귄 전문 작가다. 지난 10년간 남극 10차례, 북극을 13차례 둘러봤다.

농기계 제조회사를 운영하며 세계 100여 나라를 다녀온 그는 2012년 7월 처음 북극에 발을 디뎠다. 이전 세계 7대 자연경관을 모두 돌아보았지만 남극과 북극이 빠져 있는 것을 아쉽게 생각해 낯선 여정을 시작했다.

한여름인데도 북극의 얼음이 모자이크처럼 녹고 있는 현장을 보고 이듬 해 1월 남극에서 비에 젖어 숨져 가는 펭귄들의 모습을 본 뒤 삶의 목표와 인생이 바뀌었다.

이후 남들은 한 번 가기도 가기 힘든 극지를 오가며 다양한 종의 펭귄과 고래, 물개는 물론 빙하와 빙산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2017년 10번째 남극 여정엔 남극점을 비롯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지역을 모두 탐방했다.

그동안 두 곳에 쏟은 경비는 10억여 원에 이른다. 처음엔 안전 등으로 걱정이 컸던 부인 최선화씨도 남극에 6번, 북극에 서너번 동행했다.

김씨는 2016년 고향인 전북 익산에 펭귄월드를 설립하고 출판 등 펭귄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처음엔 장학재단을 만들어 사회 환원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몇 명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 보다 펭귄들을 통해 환경 위기와 자연 보전에 대한 절박함을 널리 알리는 일이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씨는 ‘아 뜨거 펭귄’을 비롯 ‘날으는 펭귄’, ‘플라스틱이 싫어요’ 등 펭귄과 환경 책자 20여권을 펴냈다. ‘아 뜨거 펭귄’은 환경 뮤지컬로 만들어져 익산에서 해마다 공연되고 있다. 내년 1월엔 펭귄환경축제도 추진하고 있다.

“익산을 펭귄문화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는 그는 “남극과 북극의 탐방 기록을 통해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환경보호운동을 이끌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