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준석 대표에게 “재기하기 위해선 이럴 때 승복하는 것이 더 성숙한 모습”이라고 조언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잘했으면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이 어렵고, 어두울 때라서 이럴 때 당의 중진으로서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나 해서 (방송에) 나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더는 논란 없이 이제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간다, 이렇게 결정한 것은 지금 굉장히 위기의 상황에서 참 잘한 결정이다. 역시 국민의힘다운 결정이고 여당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당원권 정지를 당대표의 ‘궐위’가 아닌 ‘사고’로 보는 게 맞는다는 당 최고위 해석에 대해서도 “궐위라고 해석하는 데는 다소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경우 보통 다시는 대표가 대표직에 돌아오지 못할 때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결정에 불복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멀리 내다보고 하는 조언 같다’는 진행자의 말에 “우리가, 그리고 정치가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요새 사실은 계속 백의종군하지 않나. 크게 보고 멀리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진행자가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당대표를 징계하는 선례가 생겼다는 비판도 있다’고 묻자 “윤리위 결정이 수사기간 내 결정이 아니지 않나. 윤리위라는 것은 윤리다. 품위유지 의무 위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다”며 “여러 가지 할 얘기가 있겠지만 자꾸 시시비비를 따질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당 일각에서 이 대표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이 대표) 본인이 판단하는 게 아니면 그런 말씀들은 아끼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당 상황이) 수습됐으니 이 대표도 이제는 존중해야 한다. 당이 다시 좀 건강하게 자리매김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굉장히 어렵고 외롭고 힘든 시기다. 실질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여당부터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