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前정권은 잘했나’ 이 태도에 尹지지율 무너져”

입력 2022-07-12 08:46 수정 2022-07-12 10:40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꼽았다. 정제된 정무적 판단이 아닌 ‘전 정권은 잘했습니까’ 식의 견해 표명 방식이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진 전 교수는 11일 밤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저는 40% 선은 유지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30%가 깨진 건 최근 이준석 사태와 도어스테핑 때문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이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는) 인사 실책보다 더 나쁜 건 인사 실책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는 방식”이라며 “국민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트리거(방아쇠)로 결정적 작용을 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말하면 사태를 대하는 태도”라면서 “‘전 정권은 잘났습니까?’ 이러니까 ‘이건 뭐야’ (싶은 거다). 여기서 (국민들이) 확 돌아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시스

진 전 교수는 “일단 형식 자체는 질러놨는데 문제는 내실을 채우는 것”이라며 “내실을 채우는 데서 자꾸 펑크가 나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실은 후보 시절부터 여러 번 그런 일이 있었다”며 “제대로 준비를 하고, 정제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한 다음에 (도어스테핑을) 개시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실은 출입기자 11명이 대거 코로나19에 확진되자 11일부터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 하며 이후 감염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진 전 교수는 또 윤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수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볼 때 퇴행적이라는 게 문제다. 이념도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의 준말)로 돌아간다”며 “서해 공무원 수사라든지 이런 것들이 강성의 전통적인 지지층들 취향에 맞는 그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