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의원을 지지한다는 악성 팬으로부터 받은 ‘문자폭탄’을 공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신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더 이상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며 수신 문자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문자에는 ‘XX놈아 얼른 꺼져. XX통을 몽둥이로 뽀개버려라. 민주당에 폭탄 던져 싹다 죽여버려야지’, ‘이재명 당대표님께 해코지하면 눈X을 뽑고 XX통을 뽀개버리겠다’는 등 원색적 욕설이 포함돼 있다.
신 의원은 “정치 훌리건의 행태는 정당한 의사 표현이 아니며 폭력”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어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면서까지 이런 문자를 계속 보낸 분은 다음주까지 제게 정중한 사과 문자를 보내시길 바란다”며 “기다리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도 넘은 팬덤 정치에 대한 쇄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좌표 찍기’와 ‘문자폭탄’ 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반발에서다.
지난 6월에는 친문계 홍영표 의원이 문자폭탄을 받은 데 이어 홍 의원의 인천 부평 사무실에 “치매가 아니냐”는 글자가 적힌 3m짜리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8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원 여러분의 의견이 당에 전달되는 통로를 보장함으로써 ‘문자폭탄’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당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민주당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도입을 밝혔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