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11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기업별 2분기 실적을 살피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간다. CPI에서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재확인하면 지난주 반등을 반납하고 다시 하락세로 들어갈 수 있다.
1.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노동부는 오는 13일 6월 CPI를 발표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의견을 종합해 6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8.8%로 제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7개월 만에 최고 기록인 동시에 5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인 8.6%를 상회하는 숫자다.
6월 CPI가 이코노미스트 전망치보다 긍정적으로 나와도 ‘인플레이션 고점’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수 있다. 식품·연료 가격의 고공행진이 여전한 탓이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104.79달러를 가리켰다. 국제유가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100달러 선을 웃돌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속하는 악재로 꼽힌다. 다만 연준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0.75% 포인트의 금리 인상률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물가상승률을 꺾지 못한 상태로 고금리 정책을 유지해 경기침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에선 더 강한 수위의 금리 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을 뛰어넘는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됐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변동 가능성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다. 이 경우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 올해 2분기 ‘어닝 시즌’ 시작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5.7%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금융·증권가는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진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탓에 기업별 2분기 실적이 악화했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뉴욕증시 상장사들은 이번 주부터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는 12일, 항공사 델타항공은 13일,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는 14일, 시중은행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은 15일에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뉴욕증권거래소 시가총액에서 버크셔해서웨이와 수위를 다투는 유나이티드헬스의 2분기 실적은 15일에 공개된다.
3. 트위터 인수 포기한 일론 머스크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8일 인수 계약을 파기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SNS 플랫폼 트위터에 발송했다. 트위터가 허위 계정 현황 파악을 요구한 계약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고, 직원 해고를 포함한 경영 변경 사항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트위터 이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와 합의한 가격과 조건으로 거래를 완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 인수 계약을 강제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머스크와 트위터 중 인수 계약을 파기한 쪽은 상대방에게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