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한국에 도착해 대사 업무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1년 6개월여간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의 공백 상황이 해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임명했던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대사가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물러난 이후 공관 차석이 대사 업무를 대리해왔다.
골드버그 대사는 베테랑 외교관으로 평가받는다. 그에게 한국은 볼리비아·필리핀·콜롬비아에 이어 네 번째 대사 부임지다.
골드버그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09~2010년 미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맡아 제재 이행을 총괄하고 국제 협력을 조율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 때문인 듯 그동안 북한에 대해 비교적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선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이라고 지칭했다.
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미국의 비확산 목표와 부합한다고 밝혔다. ‘CVID’는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수시로 만나 한·미 간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원칙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침을 한국 측에 전달하면서 한·미 간 일치된 대북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에 맞춰 기존의 군사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동맹의 범위를 경제안보 등으로 확장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