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표명’ 한동수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상황 맞이”

입력 2022-07-10 16:12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심문을 마친 뒤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최근 사의를 표명한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10일 “국록을 받는 공직자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한 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잠시 뒤로 물러서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판사, 변호사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검찰조직의 장단점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직원분들을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부족한 저는 여기에서 멈추지만, 그간의 경험에 비춰 결국 검찰 스스로 빛과 생명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훗날 검찰 밖에서 많은 분들이 경력검사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참된 정의’는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처지에 있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교감하고 함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특히 인신(人身) 관련 권한과 정보를 다루는 사정기관의 전현직 고위공무원에 대해 공사를 구분하고 권세와 재물을 염두에 두지 않도록 하는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부장은 “저도 임명된 뒤 ‘검사 선서’를 사무실 책상에 두고 다시 읽곤 했다. 3년여가 안 되는 짧은 업무기간 동안 부족했던 점들이 많았다.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판사 출신인 한 부장은 2019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 외부 공모로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2020년 1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한 부장은 대검에서 관련 절차를 주도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부장은 2020년 4월 ‘채널A 사건’ 당시 기자와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이의 유착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수사 중단 의혹 등을 놓고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