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처, 아베 피격 ‘모방 범죄’ 가능성에 촉각…“전직 대통령 경호에도 만전”

입력 2022-07-10 16:09
8일(현지시간)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남성이 범행 직후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를 사망케 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는 전직 해상자위대원으로 3년간 장교로 복무하다 2006년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숨지면서 대통령실 경호처는 모방 범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호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외곽 경호·경비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경호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경호처 관계자는 10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행사가 많아지고 국민과의 접촉 공간이 넓어져 각종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여파로 모방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있다”며 “외곽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며 경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취임 후 휴일에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과 시장, 극장 등을 방문하곤 했다.

윤 대통령은 평일 참모들과 용산 대통령실 근처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모습도 보였다.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행보다. 그만큼 외곽 경호에 만전을 기해야할 상황이 많아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다음주부터는 직접 민생 현장을 찾아 ‘비상경제 민생회의’도 주재할 예정이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 뿐 아니라 문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의 경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은 전직 총리에 대한 경호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4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사전에 도착해 대국민 담화문을 밝히던 중 갑자기 소주병이 날아들자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경호처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직 대통령 경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소주병 투척 사건에서 순간적으로 (경호처가) 대응하여 위해자를 제압했듯 전직 대통령 경호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앞에서 40대 남성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투척하자 순간적으로 막아서 상황이 확산되지 않았다. 당시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3m가량 앞에 떨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