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조세혁 윔블던 결승행에 전북 테니스계 ‘들썩’

입력 2022-07-10 13:49 수정 2022-07-10 16:05
윔블던 테니스대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조세혁 선수 사진.

“기분 너무 좋죠. 어려운 순간을 잘 극복해줬어요. 정말 장합니다.”

테니스 유망주 조세혁(14)군이 윔블던 테니스대회 14세부 남자 단식 결승에 오른 10일 오전 아버지 조성규(44‧전북테니스협회 사무국장)씨는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빴다.

전북 전주에 사는 조씨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새벽 TV를 통해 맘 졸이며 승리를 지켜봤다”며 “경기 뒤 국제전화를 통해 아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결승전도 즐기며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때 세혁 군은 “느낌이 좋아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고 답했다고 그는 전했다.

조군 가족은 모두 테니스 가족. 아버지 조성규씨와 어머니 황선숙씨도 대학 때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스리랑카 연수중인 남동생 민혁(13‧전일중 1년)군도 유망 선수다.

세혁 군은 부모를 따라 어릴 적부터 라켓을 잡은 뒤 국내 초‧중학부 대회를 휩쓸었다. 금암초등교를 거쳐 전일중 2학년 재학중 해외투어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달 15일 학교를 그만뒀다. 부모의 고향에 있는 남원거점스포츠클럽에 적을 뒀다.

단단한 체격(181㎝, 69㎏)을 바탕으로 강력한 포핸드와 서비스가 강점이다. 조군은 9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4세부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1번 시드를 받은 이반 이바노프(불가리아)를 2-1로 물리쳤다.

“(결승에서도) 편히 하라고 말해줬습니다.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니니까 당장의 성적에 집착하지 말라고….”

당초 4강이 목표여서 이미 만족한다는 조씨는 “세혁이가 언제나 즐기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조세혁 선수(오른쪽)가 지난달 23일 윔블던 대회 출전에 앞서 마련된 전북도체육회 격려행사에서 정강선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라북도체육회 제공.

조군의 쾌거에 전북도체육회와 남원거점스포츠클럽도 큰 경사를 맞았다며 들썩이고 있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은 “세혁이가 윔블던 등 유럽 투어를 떠나기 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며 “큰 성과를 얻은 것을 축하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더욱 적극 후원하겠다”며 “윔블던 이후 프랑스대회에 나서는 세혁이를 현지에서 응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선재(49) 남원거점스포츠클럽 감독도 “(세혁이가) 중요한 순간에 승부를 거는 작전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정말 대단하다. 아직 배우는 단계지만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군은 ATF(아시아테니스연맹) 14세 이하 남자부 랭킹 1위를 기록, 유럽투어링팀에 선발됐다. 올해 신설된 윔블던 14세부 경기에 참가, 4전 전승의 행진을 이어갔다. 16명이 출전한 경기에서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둔 뒤 4강에서 1번 시드 이바노프까지 돌려세웠다. 10일 결승에서는 커렐 오브리엘 은고노에(미국)와 우승을 놓고 맞대결한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