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중섭미술관 규모 확장…350억 투입

입력 2022-07-10 11:02
제주 서귀포시가 이중섭미술관 신축 확장을 추진한다. 건물연면적이 기존보다 9.6배 확장된다. 문정임 기자

제주 이중섭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 크게 늘면서 기존 건물을 헐어 신축 확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이중섭미술관 부지 매입과 멸실 후 신축 내용을 담은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최근 제주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실시설계 용역 발주하고 내년 착공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개관은 2025년 6월로 예정하고 있다.

새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주차장을 제외한 건물연면적은 5700㎡로 기존 연면적(589㎡)의 10배에 이른다.

수장고가 41㎡에서 300㎡로 확장되고, 기존 미술관에 없던 교육실과 미술체험실, 세미나실 등 시민들을 위한 다목적 공간이 새롭게 설치된다.

주차 공간도 기존 39대에서 80대로 주차 면수가 2배 이상 늘어난다.

이번 공사에는 토지매입비 35억원을 포함해 총 350억원의 도비가 투입된다.

제주 서귀포시는 1951년 화가 이중섭이 전쟁을 피해 서귀포에 1년 간 피난 온 인연을 기려 2002년 이중섭미술관을 개관했다. 문정임 기자

이중섭미술관은 비운의 화가 이중섭(1916-1956)이 한국전쟁 당시 제주로 피난 온 인연을 기리기 위해 서귀포시가 2002년 개관했다.

개관 당시 복사본 몇 점에 불과하던 소장품이 이중섭 원화 60점을 포함해 총 300여점으로 늘고, 연 2~3만명이던 연 평균 관람객이 26만명으로 급증하면서 공간이 비좁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월 삼성가의 이중섭 작품 12점 기증을 계기로 신축 필요성에 공감대가 모아졌다.

시는 미술관 시설 확충을 통해 수준 높은 전시 개최와 관람객 편의를 도모하고 지역민과의 문화예술 활동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중섭은 제주 피난 당시 아내와 두 아들과 서귀포에서 1년 가까이 거주하며 ‘서귀포의 환상’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의 명작을 남겼다.

‘서귀포 시대’가 이중섭의 삶과 작품 세계에서 의미있는 것은 만 40세의 나이에 요절한 그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마지막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후 가난을 해결할 수 없었던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낸 뒤 1956년 서대문 적십자 무료병동에서 홀로 숨을 거두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