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3년 전 ‘노쇼’로 불만을 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이번에는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태국 투어에 불참했다. 태국에서 호날두의 부재에 따른 실망감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태국 축구팬 수백명이 공항에서 맨유 선수단의 입국을 환영했다”며 “일부 팬은 호날두의 부재에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맨유 선수단은 지난 9일 태국 수도 방콕 돈므앙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는 12일 방콕에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팀인 리버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호날두는 맨유의 태국 투어에 동행하지 않았다. 올여름 이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족 간 문제’를 사유로 지난 4일 팀에 복귀하지 않았다. 결국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는 두 팀의 대결은 ‘레즈더비’로도 불린다. 이로 인해 태국 투어에서 경기장 입장권이 최대 2만5000바트(약 9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호날두의 불참으로 김이 새고 말았다.
호날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소속으로 방한했던 2019년 7월 26일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이로 인해 관중 6만5000여명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고, 결국 경기를 끝낼 때쯤 호날두를 향한 야유가 터졌다. 한국에서 ‘호날두 노쇼’ 사건으로 기억된다.
당시 경기장을 찾았던 한국 축구팬들은 유벤투스의 한국 투어 주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호날두는 ‘날강두’(날강도+호날두)라는 오명을 얻고 팬심을 모두 잃었다. 태국에서는 아예 맨유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는 ‘패싱’으로 실망을 안기게 됐다.
맨유는 태국 방문 경기를 마친 뒤 호주 멜버른으로 이동한다. 오는 15일 호주 프로축구 멜버른시티, 19일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털 팰리스와 각각 대결한다. 오는 23일 호주 퍼스로 이동해 프리미어리그 팀 애스턴 빌라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호날두는 호주 투어에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