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예수와 석가의 대화

입력 2022-07-09 16:23 수정 2022-07-09 22:20

기독교 변증서 ‘예수! 그가 다가온다’로 알려진 신학자 정성민(사진) 교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12년 만에 묵직한 주제를 다룬 새 책을 집필했다.

바로 ‘예수와 석가의 대화: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본 석가모니’(CLC)이다.

책의 장점은 논의의 구성이 치밀하고, 붓다의 가르침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해 객관적 평가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다년 간 인도 선교사로 활동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가 불교와의 대화가 이뤄져야 할 논리적, 인식론적 공간을 진지하게 탐구했고 대화의 필요성과 목적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했다.

이어 “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라는 막스 뮐러의 말처럼, 기독교인이 단지 기독교 세계관에만 몰두해 자칫 기독교의 심오한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을 염려했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불교를, 기독교인에게 소개하기 위해 연구와 성찰의 결과로 이 책이 탄생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와 불교의 본질적 차이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했다.

왜냐하면 타 종교를 이해하고 기독교와의 차이를 알게 되면 기독교인의 신앙이 더 깊어지고 성숙해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이성청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서평에서 “기독교의 시각으로 불교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논의나 연구는 적지 않다”며 “독자들은 비교문헌학, 비교종교학, 선교학, 그리고 변증학 등의 저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정 교수의 접근은 형식에 있어서는 전통적, 대중적 접근과 유사하나 그 깊이와 전개 방식은 궤를 달리한다. 저술의 목적이 단순 명료하고 이야기 구성은 알차고 심오하다”고 했다.

마치 막스 뮐러가 종교학을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객관적 지식을 창출하는 학문적 반열에 올리려 했던 것처럼 저자는 불교를 종교 영역을 넘어선 객관적 지식 체계로 전환해 기독교와의 대화를 모색한다.

대화의 목적은 뮐러가 비교종교학의 변증에서 강조했듯 다른 것, 타아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수용 혹은 원치 않는 자아의 개조가 아니라 만남과 대화, 진지한 고민, 비판적 해석을 통해 자아의 성숙과 공동체의 안녕이라고 설명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