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오세훈 “참담하다”

입력 2022-07-08 16:49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일보 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참담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8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게 피살되고 소각된 사건의 감춰졌던 충격적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대준씨가 사살되기 약 6시간 전에 우리 군은 생존 사실을 파악했지만, 대응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한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은 3시간이 지나서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추락 추정 사고로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서면보고를 했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이 위중한 순간 군이 늑장보고를 한 것도 문제지만, 보고를 받고도 대통령이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더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그 순간까지 이대준씨는 살아있었지만 현재까지 나온 팩트를 종합하면 정부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가정보원은 물론이고 군에서도 기밀문서 일부를 선택적으로 삭제했다”면서 “원본이 삭제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당시 어떤 국기문란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나 수사로 철저히 가려내면 될 문제”라고 했다.

오 시장은 “가장 중요한 건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 개개인이 자유 일부를 위임하고 국가의 통제를 따르는 건, 자신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받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9월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뒤 북한군에게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졌다. 국방부와 해경은 지난달 16일 ‘자진 월북’으로 판단한다던 종전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으면서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