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저점” “하반기도 불안”… 엇갈리는 삼성전자 주가 전망

입력 2022-07-08 14:02 수정 2022-07-08 16:05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2분기 ‘퍼펙트 스톰(복합 경제 위기)’ 속 호실적을 낼 만큼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하다, 현재 주가 수준이 너무 낮다는 낙관과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비관이 교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일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700원(1.2%) 오른 5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11.4%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임에도 당일 주가는 1800원(3.2%)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와 상승 여력이 큰데도 큰 폭 반등에 실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인 저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록한 주가순자산비율(PBR) 1.13배는 과거 주가 급락기 최저점 배수의 평균값인 1.1배에 거의 근접한 수치”라면서 저점에서 분할 매수할 것을 권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오는 3분기 영업이익 14조2000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더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환율 상승 등으로 디스플레이·모바일 사업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는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D램 가격은 3분기 이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고 부진했던 모바일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는 상반기 실적을 상회할 것”이라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5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41조500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 대비 2% 상향 조정했다.

하반기 업황 불확실성이 커 주가 흐름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 주요국 기준 금리가 계속 오르는 데다가 경기 침체 공포까지 겹쳐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 서버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 소비 위축기 스마트폰 수요 감소도 실적 부진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 경제) 악재로 정보기술(IT)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하다”면서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3분기 D램·낸드 평균 판매 가격이 각각 10·8%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세계 D램 시장 3사의 내년 출하 증가율이 평균 15%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수급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