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을 펼치며 12년 만에 윔블던 정상에 도전했던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4위·스페인)이 우승까지 단 2게임만 남긴 채 복근부상으로 기권 하차했다.
나달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근이 찢어져 준결승에 기권한다고 밝혔다. 나달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종일 고민했다”며 “대회를 이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잇따라 우승했던 나달은 윔블던에서도 4강까지 오르며 순항했다.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은 2020녀, 부상으로 불참한 2021년을 제외하면 2018년부터 3회 연속 4강이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12년 만의 우승 도전도 멈추게 됐다. 테니스팬들이 기대하던 캘린더 그랜드슬램도 올해는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나달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승 타이틀이 아닌 행복”이라며 “한 경기를 위해 2~3달 대회에 못 나갈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고 미래를 기약했다.
이로써 나달의 4강전 상대였던 호주의 ‘악동’ 닉 키리오스(40위)는 윔블던 결승에 진출했다.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결승이다. 키리오스는 나달의 기권 소식에 “모두가 나달이 건강을 되찾고 다시 코트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키리오스는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캐머런 노리(12위·영국) 경기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