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자신이 등장하는 ‘몸짱 달력’을 제작해 학대 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해 온 경찰관 박성용(42) 경위가 올해는 건강상 이유로 달력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경위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죄송하다. 올해 미스터폴리스 및 경찰 달력 제작은 어려울 것 같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미스터폴리스’는 박 경위가 경찰이 주인공인 ‘몸짱 달력’ 제작을 위해 모델을 선발하는 대회다. 올해 대회는 다음달 6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박 경위는 “지난 4년간 쉼 없이 달려왔는데 제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는 제작할 수 없게 됐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급기야 실신해 대학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고 정밀검사결과 ‘뇌동맥협착’ 진단 소견을 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 경위는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도 정상이기에 뇌동맥이 좁아질 이유가 없는 저인데 죽고 싶을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반복됐다”며 “현재도 뇌졸중 및 뇌경색 예방약을 복용하면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진통제가 없으면 생활이 힘들 정도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지내려 한다. 여기서 더 악화하면 저도 저 자신이 어떻게 될지 무섭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동료 경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경찰 동료분들이 이 대회를 위해 힘들게 준비해오셨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저로서 어떻게든 대회와 달력을 제작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힘들게 근무하면서 준비해오신 동료 여러분께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몸짱 경찰’로 유명세를 얻은 박 경위는 2018년부터 전국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미스터폴리스 대회를 열어왔다. 그는 2009~2012년 4년 연속 지역 경찰 전국 범인 검거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몸짱 경찰관 달력 판매 수익 1400만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7250만원을 학대 피해 아동 지원 및 예방, 울진·강원 산불피해 지원 등에 사용했다.
누리꾼들과 동료 경찰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응원 댓글을 달고 있다. “다른 이유도 아닌 건강문제니 미안한 마음 가지지 마시고 푹 쉬며 쾌차하길” “스트레스가 술, 담배보다 몸에 해롭다” “많은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극복해낼 사람이라 믿는다” 등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