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서북권과 경기 고양시 등에 떼로 출몰한 ‘러브버그’는 국내 보고된 적이 없는 종으로 나타났다.
7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털파리과 플리시아속’에 속하는 종은 맞으나 미국 남부지역에서 러브버그로 불리는 ‘플리시아 니악티카’와는 같은 종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생물종목록에 기록된 털파리류 12종에도 속하지 않아 국내 보고된 적 없는 ‘미기록종’이라는 것이다.
앞서 러브버그가 도심에 출몰하자 플리시아 니악티카라는 추측이 나왔고 이후 계피우단털파리일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 바 있다. 기관은 다른 나라에서 발견된 종과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플리시아 니악티카의 경우 생존시간은 실험실 환경에선 수컷과 암컷 각각 92시간과 72시간 정도다. 짝을 찾아 교미하고 알을 낳은 뒤 생을 마친다. 주로 기온이 20도 이상인 낮에만 날아다니고 밤에는 낮은 초목에 숨어서 쉰다. 암컷은 썩어가는 식물이나 잔해 밑에 100~350개 알을 낳으며, 알에서 애벌레가 태어나는 데는 약 20일이 걸린다.
질병을 옮기거나 농작물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해충은 아니며 꽃의 수분을 돕는 등 익충에 가깝다.
러브버그는 털파리류 특성상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번식 목표를 달성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죽기 때문에 장마가 끝나기 전 소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러브버그가 도심에 떼로 출몰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최근 장마로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져 애벌레들이 한꺼번에 성체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추정일 뿐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올 한 해 현상만으로는 러브버그가 도심에 떼로 출몰한 이유를 단정할 수 없다”면서 “몇 년간 지켜보며 자료를 축적해야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