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만 달러 횡보하는 이유 “탈거래소 움직임”

입력 2022-07-07 14:55
비트코인 시세 차트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은 이미 ‘겨울’에 들어갔을까. ‘대장화폐’ 비트코인 상당수가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빠져나와 ‘동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의 자료를 인용해 “가상화폐 겨울이 찾아오면서 ‘고래’(거액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며 “거래소의 비트코인 잔고는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20일과 비교해 20%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글래스노드 자료에서 지난달 비트코인 22만3000개는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인출됐다. 그중 14만개 이상은 ‘고래’의 것으로 분석됐다. ‘고래’가 거래소에서 인출한 비트코인은 총량은 870만개로, 세계 공급량의 40% 이상에 해당하는 비율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비트코인 총량은 2100만개로 설계돼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6만8000달러를 찍고 사상 최고가에 도달한 뒤 올해까지 반등 없이 하락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미국 가상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치는 2만423달러(약 2650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이에 따른 유동성 축소, 중국·인도의 채굴·거래 금지 조치가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장을 불러온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국산 스테이블코인 테라·루나의 알고리즘 붕괴에 따른 폭락, 지난달 미국 거래소 바이낸스의 일시적인 인출 중단, 싱가포르 가상화폐 대출업체 볼드의 최근 파산 가능성에 따른 인출 중단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탈거래소’ 현상이 가속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선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가상화폐 지지자들이 거래를 중단하고 보유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하락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거래소는 미국 코인베이스다. 블룸버그통신은 “코인베이스에서 2년간 비트코인 45만개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코인베이스는 제도권 증권시장에 처음으로 상장된 가상화폐 거래소다. 지난해 4월 나스닥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뒤 300~400달러 선을 오갔던 주가는 50달러 안팎으로 추락했다. 이날 나스닥에서 51.71달러에 마감됐다.

반면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틱톡 크리에이터 하비 레임,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제유한 바이낸스는 2년간 비트코인 보유량을 30만개 늘려 가장 인기 있는 거래소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