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사라진 김가을(24)씨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6일 “자발적 가출이라면 굳이 119가 등장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 상황도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인터뷰에서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가출했다는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일단 본거지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119에 전화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이 교수는 “경찰에서 발표한 바로는 범죄피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가능성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도 있고,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도 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이 교수는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의 경우 평상시에도 시도를 많이 하고 주변 사람들이 그럴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며 “그런데 그렇게 염두에 둘 만한 상황은 아니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지막에 SNS까지 소식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와 문자를 나눈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씨가 119에 신고를 한 점을 들어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사람의 행동 패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가양대교 쪽으로 걸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면 굳이 119에 전화해서 언니의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게 일반적인 자살시도자의 행동 패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갑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할 마음이 들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완전히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충동적으로 그런 선택을 할 여지가 있다”며 “언니와 연락을 나눈 이후 누구와 문자 등을 했는지 통신기록을 토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완전히 조사를 안 해도 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초동 대응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이 교수는 “피해자 가족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실종신고를 할 경우 요즘에는 GPS로 휴대전화 추적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119와 협조를 하든 112에서 하든 위치추적을 정확히 했으면 우리가 일주일씩이나 지나지 않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