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최초의 대형 복합쇼핑몰 개장을 위한 유통업체들의 샅바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통 빅3 기업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6일 광주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하 현대)이 지난해 2월 서울 여의도에서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미래형 문화복합몰 ‘(가칭) 더현대 광주’를 옛 전남·일신 방직 내 부지 31만㎡에 건립하기로 했다.
현대 측은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이곳에 출점하기 위해 광주에 연고를 둔 중견 건설업체 우미건설 등이 주주사로 참여한 부동산개발기업 휴먼스홀딩스 제1차PFV와 손을 잡았다.
미래형 문화복합몰을 지향하는 ‘더현대 광주’는 엔터테인먼트 쇼핑몰과 함께 국제 규모의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유치 등 여가·휴식 공간과 다양한 문화체험 기능을 갖춘 복합몰 출점을 협의 중이다.
지역 협력업체와 상생하게 될 현지 법인설립과 독립경영을 전제로 지역발전을 견인하게 될 더현대 광주는 인근 기아타이거즈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도 조성할 방침이다.
현대 측은 1930년대 방직공장 가동을 위해 세운 화력발전소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옛 전남·일신 방직공장의 역사성을 살려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역사문화공원’도 조성한다. 현대 측은 2만2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17년 가동 중단된 전방·일신방직 부지는 2020년 7월 부동산 개발업체와 6850억여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현재 광천동 유스퀘어(버스터미널) 부지 일부를 빌려 광주신세계백화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 측은 터미널 부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버스터미널이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로 옮겨가면 특급호텔 건립과 함께 복합쇼핑몰을 개장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4900억원을 투입해 매장시설이 낡은 광주신세계백화점을 현재 이마트 광주점 자리에 복합쇼핑몰로 신축하고 광주신세계백화점 자리에는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의 특급호텔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시민단체와 자영업자들의 반대로 좌절된 적이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8월 과거 대전엑스포 부지에 대전신세계 Art & Science와 호텔체인 메리어트와 제휴한 호텔 오노마(5~7층, 26~37층)를 개장했다. 8개 층 규모의 백화점과 193m 높이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를 활용한 것으로 광주에서 추진 중인 사업내용과 유사하다.
롯데쇼핑 측은 도심과 떨어진 어등산관광단지 부지에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방안을 광주시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쇼핑몰을 주로 찾는 젊은 층의 접근성 확보는 어렵지만, 부지 대부분이 광주시 소유로 비교적 단기간에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광주에만 없는 복합쇼핑몰은 올 들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핫이슈’로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직접 공약하기도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 복합문화공간 기능을 하는 복합쇼핑몰은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창고형 할인매장은 광주 외곽에 유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광주시는 유통업체로부터 공식 제안서가 접수되면 시민과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촘촘히 수렴하는 등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공공성에 주안점을 둔 복합쇼핑몰 건립방안을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3~4개 유통기업들로부터 포괄적 제안이 들어왔지만 공표할 단계가 아니다”며 “150만 인구 도시에 복합쇼핑몰은 당연하다는 시민적 공감 속에서 다양한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