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친 귀국길 기내 간담회에서 “과거사 문제가 양국(한·일) 간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 문제는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저는 강조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우리가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거듭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3박 5일간의 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치고 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30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5차례나 만남을 가지며 소통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에 도착해 가진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와 한·일의 현안들을 풀어가고, 양국의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호평했다.
한·일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5차례나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한·일 관계 복원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 총력을 펼친 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만나는 정상마다 부산 얘기를 꼭 했다”며 “이것이 저는 로비에 의해서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이 과거에 인정 엑스포를 두 번 했고, 동계 올림픽과 하계 올림픽도 유치했고, 또 월드컵도 유치한 국가”라며 “여러분의 국가가 산업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그 기반을 우리가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다, 여러분의 산업성과를 가장 잘 홍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고 해양의 도시인 부산에서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2030엑스포 유치를 놓고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경쟁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