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남 완도에서 한 달 넘게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어머니 이모(35)씨가 지난 4월과 5월 중순 2차례에 걸쳐 한 정신과병원에서 불면증·공황 장애 관련 진료를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1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완도군 송곡항 인근 바닷속 펄에 묻혔다가 인양한 승용차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에는 이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 안에 약 봉지가 들어 있었다.
경찰은 약 봉지에 써진 병원 상호 등을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여, 어머니 이씨가 해당 병원에서 약국 조제 수면제 처방을 받은 정황을 파악했다. 다만 발견된 약 봉지 안에 든 약이 수면제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약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건강보험 내역 등을 확보하는 대로, 아버지 조모(36)씨와 조양도 병원 진료 또는 처방 이력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조씨 부부가 지난 5월 초부터 실종 직전까지 ‘수면제, 극단적 선택 방법, 가상 자산(루나 코인)’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사실과 수면제 처방과의 연관성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광주 모 초등학교 5학년생인 조양과 부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체험학습 기간이 끝나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이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완도군 신지면 한 펜션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당시 CCTV 영상에는 조양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2시간 후 펜션 인근에서 조양과 그의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각각 꺼졌고, 3시간이 흐른 지난달 31일 새벽 4시쯤에는 차로 7분 거리인 송곡선착장에서 조양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꺼졌다.
경찰은 완도와 육지를 잇는 장보고대교 및 완도대교의 CCTV와 완도항 등의 여객선 탑승기록 등의 조사와 함께 송곡항 인근에서 헬기, 드론, 경비정, 연안구조선 등을 투입해 수색했다. 또 수중초음파 반사 파동을 통해 해저 상황을 탐지하는 ‘소나’ 장비로 수중수색도 병행했다.
경찰은 지난 28일 오후 5시12분쯤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 양식장 주변에서 조씨의 은색 아우디 차량을 발견했다.
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