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의 아들이 보낸 편지에 이틀 만에 편지로 답장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국가가 깊은 상처를 안겨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29일 윤 대통령이 이씨의 아들 이모군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이군에게 편지를 보냈고 이날 이군의 자택에 송달됐다.
김 변호사는 “지난 17일 이씨 아들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감사 편지가 20일에 윤 대통령에게 도착했는데 그에 대한 답장 편지가 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1월에 만난 이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였던 지난 1월 31일 이씨 유족을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진실을 규명해 유가족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답장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한 걸음 진전을 거두었음에도 국가가 이군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처가 아물지 않았겠지만,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진실을 밝히려 했던 이군의 용기가 삶에서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윤 대통령은 “어머니께도 꼭 안부 전해달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이군은 윤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국민이 살해를 당하고 시신까지 태워졌지만, 이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