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빙은 에어컨리그(여름 FA 시장) 개막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다음 시즌 선수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으나 결론은 브루클린 네츠 잔류였다.
브루클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케빈 듀란트와 제임스 하든에 어빙을 더해 ‘빅3’를 결성하며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어빙이 코로나19 시국에 백신 접종을 거부해 홈 경기를 뛰지 못하며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팀 케미스트리는 망가졌고 결국 하든은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돼 슈퍼팀은 해체됐다.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던 브루클린은 동부 콘퍼런스 7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고 토론토 랩터스에게 1라운드 0대 4 스윕을 당해 시즌을 허망하게 접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브루클린은 연장계약을 꺼렸고 협상은 지지부진, 이적이 유력해 보였다. 평균 20+ 득점을 올려주는 실력은 여전하지만 농구 외적으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켜 신뢰가 무너졌다. 이에 어빙이 옵트아웃을 행사하거나 러셀 웨스트브룩과 트레이드를 통해 LA 레이커스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제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빙은 28일(한국시간) 3700만 달러 규모의 옵트인 옵션을 행사한 후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계속 가게 만드는 반면, 다르게 행동할 용기가 있는 자들이 내일을 만든다”는 말을 남겼다. 자의식이 넘쳐나는 어빙다운 나르시시즘이지만 브루클린 팬들 입장에서는 속이 까맣게 탈 만한 언사다.
어빙 드라마의 나비효과로 거취가 맞물려 있던 레이커스 베테랑 가드 웨스트브룩 역시 471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행사했다. 무려 팀 최고 연봉으로 ‘킹’ 르브론 제임스보다 많다.
서부의 강자 레이커스 역시 시즌 전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에 웨스트브룩을 얹어 슈퍼팀을 결성했으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명실공히 ‘득점기계’였던 웨스트브룩이 오클라호마씨티 썬더에서 뛰던 신인 시절 이후 최악의 경기력과 스탯을 찍으며 팀도 가라앉았다. 불과 2년 전 NBA 챔피언이었던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