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를 무마하려 한 의혹에 휩싸였던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좌천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 대구지검 2차장검사가 새 성남지청장으로 보임됐다.
법무부는 28일 고검검사급(차장·부장) 683명과 일반검사 2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진 정기 인사다.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검사로 전보됐다. 박 지청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감찰과 징계 청구 실무를 주도했고 이후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다. 성남지청장은 검사장 승진 1순위 요직으로 꼽힌다.
박 지청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직 의사를 표명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박 지청장이 성남FC 사건 무마 의혹으로 고발돼 입건된 상태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번 인사 대상이 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골자는 2015~2017년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이 후원금 160억5000만원을 성남FC에 제공했고 성남시가 기업 활동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당시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다.
경찰은 3년간 수사를 벌여 사건을 무혐의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고발인 이의제기로 성남지청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수사팀과 박하영 당시 차장검사는 박 지청장에게 보완 수사 요구가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지청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박 차장검사는 항의성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논란이 불거진 후 수원지검은 지난 2월 부장검사 회의를 연후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보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성남지청은 같은 달 경기 분당경찰서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달 성남시청, 두산건설, 성남FC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이밖에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 성상헌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보임됐다.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차장에는 전무곤 안산지청 차장이 부임한다. 전 차장검사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특수 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1·2·3부장에는 엄희준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김영철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 강백신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이 각각 임명됐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에는 단성한 청주지검 형사1부장이 임명됐다. 단성한 신임 단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