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직접 주유와 결제를 하는 셀프주유소에서 기계가 이상하다며 주유소 직원을 폭행한 갑질 손님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원이 손님에게 무릎 꿇고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본인이 셀프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며, 주유소 직원이 한 손님에게 폭행당하는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손님으로 추정되는 남성 B씨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주유소 직원을 무릎 꿇게 한 뒤 그의 뺨을 두 차례 때린다. 뺨을 맞은 직원은 고통스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B씨는 직원이 일어나지 못하게 손으로 제지한 뒤 허벅지를 연달아 가격한다.
A씨는 며칠 전 한 부부가 주유하러 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부부 손님의) 아내가 카드 넣는 곳을 잘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옆에 있던 남자가 내리더니 직원을 불렀다. 마침 사다리 작업 중이던 직원은 바로 손님에게 가지 못했고, 작업을 마친 후 설명을 해줬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남자 손님은 “기계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느냐”며 욕을 하고 신경질을 냈다. 그는 “직원은 괜히 마찰을 일으켜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 사무실로 들어왔고, 남자 손님은 직원에게 물건을 집으며 위협하고 사장 나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며 “손님은 무릎을 꿇으라고 소리를 지르고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자 손님과 같이 온 부인은 남편을 말리지 못해서 저희 직원의 어깨를 치며 ‘무릎 꿇고 빨리 끝내자’고 회유했고, 저희 직원은 다른 손님들이나 직원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이어 “그 순간 그 남자가 저희 직원의 뺨을 두 대나 때리고, 무릎 꿇은 허벅지도 발로 두 번 밟았다”고 전했다.
A씨는 폭행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남자 손님을 주유소 인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직원은 10여 년 넘게 저희와 함께 일한 분으로, 연세가 70세가 넘는다”며 “많은 연세에도 항상 열심히 일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이런 일을 겪게 해드려 죄송할 따름”이라고 언급했다.
신고 후 남자 손님에게 연락이 오긴 했지만 A씨는 ‘형식적인 사과’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이 부르는데 오지 않아서 화가 나서 때렸다는 변명부터 하고, 임대아파트를 살아서 돈도 없으니 위로금 50만원으로 끝내자고 한다”며 “50만원 이상을 요구하면 벌금을 내는 게 낫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부분이 제일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가해자가 주유소로 불쑥 찾아와 피해 직원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절대 합의하지 말라”며 분노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70대 어르신을 분풀이 상대로 여긴 것 같다.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건장한 남성이었으면 한마디도 못 했을 것을 나이 드신 분이라고 무시한 것 같다’ ‘때릴 땐 막무가내로 하더니 뒤늦게 변명하는 것도 우습다’ ‘임대아파트 사는 것과 폭행한 것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사장님이 대처를 빨리해서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