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28일 첫 회의에서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에서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반도체 산업이 그만큼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시대적 공감대, 그 위대한 변화에 제 7년의 노력도 담겨있다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그는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의원이 맡는다는 게 참 어색하지만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퍼스트 무버로서 또 한 번의 국회 역사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출범하는 특위 키워드는 초월”이라며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 강조했다. 또 “정당, 기업, 세대를 초월하고 모든 것을 초월하는 자리”라며 “여야 간 경쟁 속에서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협치의 새 모델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민주당 복당을 추진하던 지난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공개 반대하면서 민주당과 대립하다 복당을 철회한 바 있다. 양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 없이 위원장직을 수락했지만 곧 입당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첫 회의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권 원내대표는 “양 위원장께서 수락해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어떻게 해야 반도체 인력을 양성할 것인가, 새 전력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자 특위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 약속했다”며 “반도체 산업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강한 의지 천명해 국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원 협상이 잘 되면 국회에 규제 개혁 위원회를 만들어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모시고 규제 혁파에 나서고 싶다”며 “앞으로 특위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원내대표로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양 의원은 당파를 다 떠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특위를 맡아주신 데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경제이고 안보이자 미래”라며 “윤석열 정부는 미래 키워드로 약자와의 동행, 민생, 미래를 3축으로 잡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관련 기술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특위 부위원장은 송석준 의원과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가 맡았다. 위원으로는 금오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출신인 김영식 의원과 당내 이공계 출신 양금희·조명희·윤주경 의원, 정덕균·황철성·김용석·박인철 교수와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여한다.
송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실용 정부를 지향한다”며 “국가 미래와 국민 행복을 위해서라면 여야 없이 민관이 모두 하나 돼 나라의 미래와 국민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반도체 특위가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의원은 특위의 정책 방향으로 규제 개혁, 세액 공제, 인재 양성을 꼽았다. 양 의원은 발제를 통해 “이 시대의 반도체는 경제이자, 외교이며, 안보”라며 “대한민국 GDP의 약 6%, 수출의 20%가 반도체에서 나온다. 미·중의 패권 경쟁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 외교 수단이 반도체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미 안보 동맹의 핵심 또한 일명 ‘반도체 방패’(Semiconductor Shield)로 바뀌고 있다”며 “부민강국, 그 원천이 바로 반도체”라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며칠 전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며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우주로 런칭했듯이 특위가 시작되는 오늘이 대한민국과 한국 정치가 미래로 런칭하는 역사적인 날이 되기를 바란다”며 “죽을 각오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