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벌써부터 사실 걱정이 된다”고 28일 말했다.
윤 대통령이 ‘긴 비행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유럽 프리미어(리그) 축구와 유로컵(유로2020)을 봤다”고 한 답변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백 의원의 지적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자료 보느라 쉬지 못했다고 말했고, (축구는) 잠시 쉬는 시간에 본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이날 YTN 뉴스에서 “윤 대통령이 사실 말실수가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며 “오늘도 처음 도착하자마자 한 말 중에 ‘비행기 안에서 뭐 했느냐’ 하니까 ‘유로축구 봤다’는 얘기를 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람 하나하나 익히는 것도 저는 어렵다고 본다”며 “저희도 외교로 나가다 보면 누구를 만날지 인적사항과 또 무슨 얘기를 나눌지 준비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그런데 유럽축구를 봤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날 백 의원은 “첫 다자 외교, 정상회담이 군사동맹과 관련된 회담이라는 게 좀 유감스럽다”며 “벌써 중국이 반발하는 부분이 있다”고 윤 대통령의 이번 외교 행보에 날을 세웠다.
그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첫 외교는 경제와 관련된 외교에 집중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면서도 “일단 가셨으니까 잘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정재 의원은 백 의원 발언에 “비행시간이 15시간이다.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자료 보느라고 쉬지를 못했다’고 했고 ‘중간에 축구도 보고 책도 봤다’고 했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공부를 15시간 계속할 수는 없으니 잠시 쉬는 시간에 보신 것 같다”며 “스포츠·음식 이야기를 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도 또 하나의 외교라고 생각한다. 축구 잠시 봤다고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다. 좀 너그럽게 봐주시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공군1호기 내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첫 순방 마음가짐에 대해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겠습니까”라면서 “자료를 보느라 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10시간 넘는 비행시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묻자 “프리미어 축구하고, 유로컵 있잖아요”라며 “책도 좀 보고 그랬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