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의 ‘간장 한 사발’ 발언을 놓고 그 대상으로 지목된 안철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냉소 섞인 반응을 내놨다.
안 의원은 27일 장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간장’이라는 표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속이 타나 보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안 의원은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발언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 속이 타는 것 같다”고 거듭 말했다.
장 의원도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이 대표님하고 제가 어떤 갈등이 있냐”고 반문하며 “자꾸만 갈등을 유발하지 말라”고 했다.
장 의원은 최근 당내 갈등 상황에 대해 “서로 자중하고 말을 아끼면서 의원들의 집단 지성을 갖고 해결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집권 여당의 진중함, 무게감을 갖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 정당에는 갈등이 있고, 갈등을 잘 해소하는 것이 정치력이고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둘러싼 당의 내홍 상황에 대해 장 의원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고 비판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디코이(decoy·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거 같다”고 적었다.
‘디코이’는 이 대표와 최근 대치했던 배현진 최고위원을, ‘간장’은 온라인상 은어인 ‘간철수’(간 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성을 딴 줄임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장 의원이 주도한 이날 포럼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 부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의 참석으로 이목을 끌었다. 안 의원이 친윤계 의원들, 특히 장제원 의원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