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최재형 의원이 주최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해 “할 말이 있는데 자기검열 하는 사람들과 타인의 압력으로 할 말을 못하는 사람들,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 다 ‘공성전’ 대상”이라고 말했다.
공성전은 성과 요새 등 방어시설에 의존하고 있는 적을 공격하는 전투를 뜻한다. 이 대표의 발언은 익명 인터뷰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이 익명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간의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세미나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이 ‘공성전 대상으로 익명 인터뷰한 대상을 꼽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대답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젠더 문제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 등을 어젠다로 이끌어 나간 것을 거론하며 “많은 분들이 국민의힘의 2년 전 모습과 지금이 뭐가 달라졌는지를 물어보는데, 공성전을 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보수정당이 처음으로 어젠다를 갖고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 상대 영역을 개척해 우리 영역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승리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금기시됐던 젠더 이슈나 사회적 약자 담론을 넘어 더 큰 철학(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강조했는데 자유에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혁신위원회의 운영 방향과 관련해선 “재탕 반복식으로 이끌어 나가는 혁신위가 아니라, 실제 대한민국에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비겁하게 건드리지 않았던 것들을 통쾌하게 다루는 문화가 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