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李 나오면, 대선 패배 평가 제대로 되겠나”

입력 2022-06-24 10:32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재차 압박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오는 8월 열리는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친문계 핵심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나오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거듭 압박했다.

전 의원은 2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은 민주당의 자산으로 앞으로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민주당이 제대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대선 패배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함으로써 대선의 연장선상으로 지방선거를 치렀다”며 “대통령선거, 지방선거를 잘 평가하는 게 중요한 데 당장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온다면 그런 평가가 제대로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선, 지선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음으로써 책임정치가 실종된 상태에서 (이 의원이) 또 출마하느냐는 것이 중요한 의제가 된다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옳지 않다는 측면에서 (당내에서) 불출마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만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게 맞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인 생각”이라며 “그런 뜻을 무시하거나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전당대회를 한다면 민주당이 가야 할 변화와 혁신의 미래 비전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갈등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대선과 지선의 패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전당대회 의제”라며 “민주당이 시스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데 대선과 지선에 대한 평가가 갖춰지지 않음으로써 책임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의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에서 계파 싸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며 “저라도 내려놓는 것이 민주당의 반성과 성찰의 자세로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이 의원의 불출마 시 대안을 묻는 말엔 “대선과 지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분들이 물러나고, 저처럼 상징적으로 계파가 보이는 분들이 물러섬으로써 새로운 분들이 당의 비전과 진로에 대해 얘기하고 평가와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내 역량을 갖춘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고, 이번 워크숍 이후 뜻이 모인다면 지원도 하고 비전도 제시할까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