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열리는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친문계 핵심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나오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거듭 압박했다.
전 의원은 2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은 민주당의 자산으로 앞으로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민주당이 제대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대선 패배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함으로써 대선의 연장선상으로 지방선거를 치렀다”며 “대통령선거, 지방선거를 잘 평가하는 게 중요한 데 당장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온다면 그런 평가가 제대로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선, 지선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음으로써 책임정치가 실종된 상태에서 (이 의원이) 또 출마하느냐는 것이 중요한 의제가 된다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에 옳지 않다는 측면에서 (당내에서) 불출마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만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게 맞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인 생각”이라며 “그런 뜻을 무시하거나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전당대회를 한다면 민주당이 가야 할 변화와 혁신의 미래 비전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갈등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대선과 지선의 패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전당대회 의제”라며 “민주당이 시스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데 대선과 지선에 대한 평가가 갖춰지지 않음으로써 책임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에 대해서는 “전당대회에서 계파 싸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며 “저라도 내려놓는 것이 민주당의 반성과 성찰의 자세로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이 의원의 불출마 시 대안을 묻는 말엔 “대선과 지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분들이 물러나고, 저처럼 상징적으로 계파가 보이는 분들이 물러섬으로써 새로운 분들이 당의 비전과 진로에 대해 얘기하고 평가와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내 역량을 갖춘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고, 이번 워크숍 이후 뜻이 모인다면 지원도 하고 비전도 제시할까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