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천에 살던 오리에게 돌을 던져 죽인 범인들의 정체는 10대 고등학생 형제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0대 학생 2명을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형제인 이들은 지난 13일 전동킥보드를 타고 방학천 산책로를 지나다 청둥오리 암컷 성체 1마리와 새끼 5마리 등 오리 6마리에 수차례 돌을 던져 오리 1마리를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에도 방학천 변에서 오리를 향해 돌을 던졌지만, 이때는 주변 시민 신고로 오리를 죽이지 못한 채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수 기회를 주기 위해 사건 장소에 경고문을 붙였다. 사건을 맡은 도봉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은 “이곳에서 돌팔매질해 오리를 죽인 분들 읽어 달라”며 “CCTV 확인해 전동킥보드 동선 추적 중이므로 귀하들은 차후 반드시 검거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락처를 공개하고 “연락하고 자진 출석하면 자수로 인정해 드리나 끝까지 제안을 거부하고 외면할 시 법에서 정하는 가장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적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범인을 추적했고, 지난 22일 오후 5시쯤 형제를 주거지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며 “죄가 되는 줄 몰랐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