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절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대표는 며칠 전 배 최고위원과 벌인 설전의 앙금이 남아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을 내미는 배 최고위원에게 손사래를 치며 악수를 거부했다.
이 대표가 회의실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 있던 배 최고위원이 일어나서 다가가 악수를 청했으나 이 대표가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고,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손목을 잡았다가 이 대표를 지나쳤다. 배 최고위원은 정미경 최고위원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면서 머쓱한 듯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최고위에서 설전을 벌였다. 당시 이 대표가 비공개회의 발언 내용 유출을 문제로 “현안 논의는 비공개회의에서 하지 않겠다”고 직권 선언하자, 배 최고위원이 “대표께서 스스로 (회의 내용을) 유출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양측 언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대표가 자리를 떴고 사이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그만하라”며 책상을 치는 모습까지 나왔다.
두 사람의 갈등이 당 내홍으로 비춰지자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당선인은 당 대표 시절 배 최고위원을 정계 입문시킨 바 있다.
홍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경쟁 관계는 아니다. 비공개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 회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당대표의 미숙한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최고위원이 달라진 당헌체제를 아직 숙지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질타했다.
홍 당선인은 그러면서 “모두 합심해 민주당을 설득해 국회부터 개원하라. 그게 새 정부를 돕는 길”이라며 “나는 집단지도체제에서 대표최고위원도 해봤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 당대표도 해봤기 때문에 딱해서 한마디 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