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 공동위원장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한두 가지 사건 때문에 당이 수렁으로 빠지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본인이 가던 길, 기자의 길을 가시든 9급 공무원을 가시든 그쪽 길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2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가 지금 40년 가까이 당원 활동을 하고 있는데, 박지현 그분이 당을 얼마나 사랑하고 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헛헛한 존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이 징계에 불복해 당을 수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하자 그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나온 답변이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은 당대표급이니까 어마어마한 자리 아니냐. 구름 위에서 한두 달 정도 생활을 하다가 별안간 바닥으로 내려와서 인간계에서 사람들과 같이 살게 되면 좀 어지럼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이번에 (전당대회에) 나왔다가 괜히 떨어지는 수모나 창피당하지 말고 다시 바닥에서부터”라며 “박 전 위원장의 나이대나 경험대로 바라보면 기초의원 나가도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러니까 기초의원서부터 정치 경험을 쌓으라고 정치 선배로서 권하고 싶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또 “박 전 위원장이 특정 정파에 휩쓸리는 발언들을 많이 한다. 저런 정치적 판단이나 언사면 고루한 원로 정치인들보다 더 심하다”며 “박 전 위원장이 정치를 초반부터 잘못 배웠다 해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최강욱 의원이 성희롱성 발언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은 데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한 판결을 내렸다고 본다”며 “이 결정 자체에 대단히 정치적인 함의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