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곽상도 등 ‘50억 클럽’ 운운은 허언, 죄송”

입력 2022-06-22 18:30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 최현규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발언에 대해 “허언이었다”며 사과했다.

김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상도 전 국회의원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 역시 같은 재판의 피고인이나 변론을 분리해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김씨는 대장동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50억 클럽’ 발언의 의미를 묻는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의 질문에 “사회적으로 권력 있는 분들을 팔아서 얘기한 측면이 있어 죄송하다”고 답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곽 전 의원을 포함해 전직 대법관, 전직 검찰총장 등 고위 법조인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에게 각각 50억원씩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다.

김씨는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화천대유 직원들 인센티브를 공동으로 부담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허언이었다”며 “이들에게 공동 경비를 부담하도록 하기 위한 핑계를 대는 차원에서 유력자들의 이름을 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근 법정에서 정 회계사 녹취록에 등장하는 자신의 발언들을 전부 허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50억 클럽’ 발언에 등장하는 고관대작들의 이름은 동업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허언이고, 대장동 사업 초기 곽 전 의원이 대학 동문인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화천대유가 꾸린 컨소시엄에 남도록 힘을 써줬다는 발언은 농담이었다는 입장이다. 대장동 사건 기소의 결정적 증거인 정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을 깨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직전 공판이 열린 지난 15일 김씨가 거듭 “허언이었다”고 진술하자 검찰은 “허언이 되게 디테일하다”며 비꼬기도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