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바이오 에너지와 도시 폐기물 가스를 연료로 활용한 시험비행이 성공했다.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Sustainable Aviation Fuel)’에만 100% 의존해 시험비행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항공기 제조사 ATR의 스테파노 보르톨리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한 세기 넘게 등유를 동력으로 활용해온 상업 비행의 역사에서 우리는 새 시대의 여명에 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자사 ATR 72-600 기종 시제품의 SAF 100% 활용 시험비행 성공을 발표했다.
ATR은 스웨덴 항공사 브라텐스지역항공(BRA), 핀란드 정유사 네스테와 협력해 SAF 시험비행을 완수했다. ATR 72-6000 기종 시제품 항공기는 터보 프로펠러로 비행하는 제트기로, 이날 오전 10시36분 스웨덴 남부 말뫼공항에서 이륙해 1시간11분을 비행한 뒤 오전 11시47분 수도 스톡홀름 브롬마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스웨덴 국내선에서 자주 이용되는 노선이다.
항공유는 통상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 혹은 등유를 주성분으로 하는 제트연료로 구분된다. 대두·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를 혼합하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 석유를 사용하게 된다.
SAF는 석유·석탄처럼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자원을 대체하기 위해 동‧식물성 기름, 도시 폐기물 가스로 만든 항공유를 말한다. 네스테는 자사 SAF에 대해 “기존 항공유보다 온실가스를 80%나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전기 항공기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ATR, BRA, 네스테는 SAF를 활용한 시험비행의 성공을 먼저 알렸다. 보르톨리 CEO는 “이 기술이 탈탄소 항공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여 업계에서 즉시 채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항공 산업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