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투입된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합류할 전망이다. 스타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충격에 빠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상금을 대폭 늘리는 등 방안 모색에 나섰다.
AP통신 등은 21일(현지시간) “켑카가 곧 PGA를 떠나 리브 골프로 간다”고 보도했다. 켑카는 오는 30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LIV 골프 두 번째 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켑카는 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챙긴 선수다. 2017년과 2018년 US오픈을 제패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47주간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켑카는 애초 리브 시리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는 과거 “골프대회에 참가하는 선수가 48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며 “돈이 내 인생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지난주 US오픈 기자회견에선 “왜 계속 이 질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행위는 US오픈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과 같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켑카는 결국 리브행을 택했다. 켑카가 이적을 택한 데에는 거액의 이적료와 친동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들은 켑카가 앞서 리브 시리즈에 합류한 더스틴 존슨(미국)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더스틴 존슨은 1억2500만 달러(약 1571억 25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동생 체이스 켑카는 리브 시리즈에서 뛰고 있다.
세계랭킹 19위인 켑카의 합류로 리브 시리즈는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세계랭킹 50위 이내 8명의 스타를 보유하게 됐다. 최근 리브행 루머가 퍼지고 있는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이 추가 이적하게 된다면 리브 시리즈의 세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잇따른 스타들에 이탈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PGA 투어 측은 상금을 올리는 등 대회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ESPN에 따르면 PGA 투어는 간판급 8개 이상 대회의 총상금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페덱스컵 상위 60명만 출전하는 특급 대회 신설도 모색 중이다.
한편 최근 리브행 루머가 퍼진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SNS를 통해 “나는 지난 2월에 LIV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바뀐 게 없다. 기자들 다 틀렸다”며 PGA 잔류를 선언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