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징계 불복’에 박지현 “한없이 부끄럽다”

입력 2022-06-22 06:19 수정 2022-06-22 10:38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에 반발해 재심을 신청한 최강욱 의원을 향해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간다”며 “한없이 부끄럽다”고 22일 말했다. 최 의원을 옹호하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그의 지지자를 겨냥해서도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진실을 외면하고 광기 어린 팬덤의 포로가 돼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 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도 부끄럽다”고 했다.

전날 자신을 고발한 시민단체와 최 의원 지지층을 겨냥해서도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저를 형사고발까지 하는 폭력적 팬덤이 부끄럽다”며 “징계가 잘못됐다고 부정하고 윤리심판원 위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처럼회의 좌표부대’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저를 반성하고 쇄신해 달라고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맡겼다”며 “하지만 반성할 때마다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쇄신할 때마다 저를 윽박질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반성과 쇄신이 없어 지선에 졌다고 해놓고, 제가 반성과 쇄신을 줄기차게 외쳐서 지선에서 패배했다고 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지선에 참패하고 또 반성과 쇄신을 한다고, 두 번째 비대위를 꾸렸는데, 또 그대로다. 아무런 쇄신과 어떤 반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멸의 행진을 중단해야 한다”며 “강성 팬덤을 업고 반성과 쇄신을 거부하는 처럼회를 극복하고 혁신의 길로 성큼성큼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최 의원은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지선 참패 책임이 가장 큰 처럼회는 강성 팬덤과 인연을 끊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적 팬덤으로 지방선거는 망쳤지만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망칠 수는 없다. 민생을 외면하고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강경 팬덤에 당을 맡기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진다”며 “국민 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20일 최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 논란에 대해 만장일치 의견으로 징계를 결정하고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최 의원은 21일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앞으로 당헌·당규에 주어진 재심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불복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는 최 의원 징계 처분에 대한 반발이 잇따랐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징계 수위에 대해 “좀 세다는 생각이 든다”며 “(윤리심판원 구성이) 외부인으로 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강하게 처리하자’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최 의원의 징계로 윤석열 정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민주당이 스스로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을 범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을 집에 보낸 꼴”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