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에 열리기로 했던 연세대학교 축제가 논란 끝에 취소됐지만, 이를 놓고도 찬반 여론이 분분하다.
연세대는 당초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개교 제137주년 무악대동제 ‘다시 엶’을 개최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게 된 축제로, 통상 매년 5월에 열렸지만 올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뒤늦게 출범하면서 6월 개최가 결정됐다.
하지만 축제 둘째 날이 한국전쟁 72주년인 오는 25일이라는 점을 놓고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6·25에 응원제나 주점 행사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지난 16일 연세대학교 축제기획단은 24~25일 예정된 축제를 무대·부스 운영 등의 문제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기획단 측은 축제 일정을 취소하는 이유로 ‘우천 등의 기상 문제로 축제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지만, 공지문에는 애초 6월25일이 축제일로 선정됐던 것에 대한 해명이 가장 먼저 담겼다.
기획단 측은 하반기와 5월 축제 진행은 일정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학사 일정을 고려하다보니 해당 일자에 대동제를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는 애초 선정됐던 축제일을 둘러싼 논쟁은 물론 최종 취소 결정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축제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술판이 벌어지는 축제를 굳이 이날에 하는 건 옳지 않다” “5월에 축제할 때도 18일은 피했었다” “국가에서는 추모식을 주관하는데 학교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축제 진행을 원했던 학생들은 취소 결정에 반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워터밤(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물총 축제)도 같은 날 진행되는데 대학 축제만 문제 삼는 건 과하다” “추모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학교 축제를 6·25에 연결 짓는 건 과도한 프레임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획단 측은 축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취소 결정의 가장 큰 요소는 우천 취소 염려였다”면서도 “기존대로 진행됐다고 할지라도 학우분들의 신뢰가 없는 대동제였다면 아무 의미 없는 행사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기획단이 지닌 책임을 깊게 통감하며 반성하겠다”면서 “이번 대동제에 많은 관심과 조언을 주셨던 모든 학우 여러분 덕에 반성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개 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