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3선 정청래 의원이 21일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들겠다”며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정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경우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한테 지지받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제대로 당을 이끌어갈 수 있다”며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제1조2항에 빗대 자신의 비전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의 주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를 제대로 실현해야 당이 강화된다. 이게 당 혁신의 1장 1호의 말씀”이라며 “그걸 해낼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당내에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많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당심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차기 총선 및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심보다 민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권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오히려 대선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눈치가 아닌 당원들의 눈치를 보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핵심 슬로건은 ‘당대포에서 당대표로’라고 밝혔다. 당의 최전방 공격수를 자임하는 정 의원은 2015년 ‘당대포’ 슬로건을 앞세워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정 의원은 ‘오랜 정치 경험’을 자신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친문재인계 당권 주자인 전해철·홍영표 의원을 거론하며 “모두 다 내 정치 후배다. 제가 경험이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도 나간다는 데 내가 왜 당대표에 못 나가느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혁신위가 지난 4월 발표한) 혁신안대로 하면 된다. 당시 대국민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당 지도부 선거에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의 투표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대의원 20%, 권리당원 4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일반당원 5%로 조정하자는 것이 혁신위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자신을 비롯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내가 출마해야 되니 특정인은 출마하지 말라는 황당한 논리”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향후 이 의원과 당대표 자리를 두고 ‘교통정리’를 할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지지자들이 ‘이재명 당대표-정청래 최고위원’의 모습을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다시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