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가에 ‘9만전자’ 사라졌다… 증권가 줄하향

입력 2022-06-21 11:12 수정 2022-06-21 13:56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자료사진. 뉴시스

증권가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여전히 현재가보다 높은 목표주가가 제시됐고, 투자의견에서도 대체로 ‘매수’가 유지됐지만 삼성전자는 ‘5만전자’에서 벗어날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SK증권은 21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9만8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2분기 매출은 76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4조9600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을 전망한다”면서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따른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샌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발표 예정이던 인텔 DDR5 지원용 서버 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 일정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세트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수급이 당초의 전망보다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9만1000원에서 8만2500원으로 내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크로(거시경제) 우려와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 지연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D램 고정 가격은 지난 분기 대비 각각 3.9%, 0.9% 하락할 것”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58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대비 7.3% 하향한 금액이다.

다만 노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9년 금융위기(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2019년 D램 가격 급락기 수준인 만큼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 “주가는 회사의 위기관리 능력과 산업 성장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과매도 상태로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를 내렸을 뿐 현재가는 과하게 낮은 주가라는 얘기다.

SK증권과 현대차증권 모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5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원(0.51%) 하락한 5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 마감 종가로 5만9800원을 기록해 ‘6만전자’ 타이틀마저 상실했다. 삼성전자가 6만원 밑에서 마감된 건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49.97%를 기록해 2016년 4월 28일 이후 6년2개월여 만에 50% 밑으로 내려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모두 삼성전자의 악재로 꼽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연달아 하향 조정됐다.

DB금융투자는 10만원에서 8만7000원, BNK투자증권은 8만7000원에서 7만7000원, 유진투자증권은 8만8000원에서 7만9000원, 신한금융투자는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